전생애발달 기간중에 가장 빠른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가 곧 사춘기를기점으로 시작되는 청소년기이다. 이 시기를 거치면서 신체적인 성장과 정신적인 성숙이 이루어지며 자율적인 성인이 된다. 그런데 성장은 변화를 수반하고, 변화에 따른 혼란과 실수를 피할 수 없듯이 성장기 자녀들 역시 많은 혼란과 실수를 경험하면서 삶을 배우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단지 자녀들만이 아니라 부모들 역시 적잖은 혼란과 실수를 하게 된다.

다음은 부모가 어떤 관점에서 청소년기의 자녀들의 정서적, 행동적인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지 생각해 볼 만한 내용들이다.

하나, 자녀와 논쟁을 할 때 자녀가 단순히 반항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자녀들은 논쟁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시험하고 주장하려고 한다. 따라서 때로는 논쟁을 위한 논쟁에 빠지곤 한다. 부모역할은 사고력의 성숙을 위해서 자녀에게 충분한 설명과 논리를 제공하되 생각을 강요하지는 말아야 한다.

둘, 아주 심각한 상황이 아니면 양보할 필요가 있다.
자녀에게 직접적으로 위험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실수를 통해서 배울 수 있도록 묵인할 필요가 있다. 만약 부모가 모든 일에 간섭한다면 성장의 기회를 막을 수 있고,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시기에 부모의 주장이 힘을 잃게 된다.

셋, 자녀들을 자율적인 개인으로 양육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녀들은 많은 이야기를 하고 경청함으로서 성숙한 사고력을 갖게 된다. 따라서 자녀의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자신을 표현하고 행동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

넷, 항상 자녀들의 긍정적인 측면을 주시한다.
자녀들의 시행착오와 같은 부정적인 모습만 보게 되면 긍정적인 측면을 보기 힘들어진다. 자녀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려는 부모의 적극적인 노력이 없으면 자녀들의 문제 행동만 눈에 보이게 된다.

다섯, 자녀의 감정의 기복은 부모 때문이기보다는 성장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녀의 감정을 진정시키려는 노력은 무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성장에서 오는 감정의 기복인지 정서적인 문제에서 오는 것인지 알아둘 필요는 있으며, 만약 분명하지 않으면 전문가를 찾아가야 한다. 청소년기부터 정신적인 문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여섯, 자녀의 고민이나 걱정에 대해서 충고 보다 먼저 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자녀가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할 경우 문제가 무엇인지 알려고 하기보다는 언제든지 자녀가 준비되면 들어줄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기다리는 것도 좋다.

일곱, 상황에 따라서 자녀의 문제 행동에 대해서 침착하면서도 확고한 입장을 보일 필요도 있다.
청소년들은 쉽게 흥분되기 때문에 이성적인 대화가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이럴 때는 적절한 시간과 장소에서 서로 진정되었을 때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여덟, 자녀들은 자신만의 비밀을 간직하고 싶어 한다.
자녀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혼자 간직하면서 정서적인 독립을 추구하기도 한다. 자신만의 공간과 비밀은 자신을 성숙시키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존중해준다.

아홉, 자녀들이 보이는 감정의 기복은 부모가 보이는 행동 대한 반응인 경우가 많고 부모 개인에 대한 것은 아님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자녀와 일으키는 갈등의 상당 부분은 그 내용보다는 오히려 부모의 반응태도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자녀의 행동에 대해서 자신의 반응을 관찰하고 조절하는 것은 자녀와의 관계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

청소년기 자녀들은 성인이 되기 앞서 다양한 기회를 통해서 자신을 시험하고, 실수와 오류를 통해서 배우는 시기이다. 실수를 막기 위해서 부모의 지나친 개입이 이루어지면 성숙을 방해할 수도 있다.  부모의 적절한 개입과 자녀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기다리는 인내는  부모의 입장에서 쉽지 않지만 필요한 자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