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갈등을 일으키는 문제들을 보면 경제적인 문제, 성생활, 의사소통, 시댁관계, 자녀교육, 가사분담, 여가활용, 음주, 마약, 종교, 직업 등 적지 않다. 그러나 보다 궁극적인 원인은 다른 곳에 있는 경우가 많다.   상황을 조정하고자하는 욕구, 애정과 관심을 받고자하는 욕구, 자신의 생각이나 가치관이 존중되고, 현재 모습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싶은 욕구, 서로에 대한 충실성에 대한 기대 등이 그것들이다.
이런 궁극적인 욕구들이 해소되지 않을 때 생활중에서 다양한 형태의 갈등들이 끓임없이 나타난다.

먼저, 주도권에 대한 힘겨루기는 일상생활에서 누가 결정을 내리고 행사하느냐에 대한 것으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숨어있는 부부갈등의 원인이다. 주로 주도권에 대한 힘겨루기는  화를 내거나 일방적으로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공격적인 자세도 있지만, 거절이나 침묵과 같은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양보나 타협보다 주도권을 갖고 상황을 통제하려는 욕구는 개인의 불안심리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자신의 논리를 갖고 있지만  강한 감정을 개입시키기 때문에 논리에 상관없이 감정 싸움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주도권에 대한 싸움은 결국 둘다 성공하지 못한다.  그러나 주도권은 한 쪽이 갖는 것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함께 나눠갖게 될 때 더 이상 갈등상황을 만들지 않게 된다.

애정과 관심을 받고자 하는 욕구 역시 많은 갈등의 궁극적인 원인이 된다. 이 욕구는 남녀노소 상관없이 누구나 갖게되는 본능으로 부부관계에서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부부관계에서는 상하 관계가 아닌 동등한 수평관계이기 때문에 내면에서는 사랑과 관심을 추구하면서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경우 상대배우자가 인식하지 못하거나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각자가 갖고 있는 생각이나 가치관, 그리고 현재 모습 그대로 인정받고 받아 들여지고 싶은 욕구 역시 부부갈등의 바탕에 놓여 있다. 부부관계는 일반적으로 서로 가진 모든 부분이 있는 그대로 노출되고 공유되는 관계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모습을 직면할 수 밖에 없으며 그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상대를 자신의 세계에 맞추려고 할 때 서로 상실감이나 좌절감을 경험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이 변화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행복과 안정적인 부부관계는 끓임없이 서로 맟추어가려는 노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 서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변화를 위해 서로가 누구인지 이해하고 확인하는 것이며, 나아가 일치감에 따른 행복을 위해서 변화를 함께 추구하는 첫발이다. 인정받을때 닫힌 마음이 열리고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서로에 대한 충실성의 기대이다. 현대 생활에서 부부관계의 토대를 뒤 흔들수 있는 것이 바로 외도다. 서로에 대한 충실성에 대한 의심이 들때 신뢰관계는 불안과 의심으로 무너지게 된다. 결국 불안과 의심이 해소될 때까지 생활 전반에 걸쳐 수많은 갈등들이 일어나게 된다.

많은 문제들의 밑바탕에 숨어 있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들을 찾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자문해보면 찾을 수 있다.

* 먼저, 비슷한 문제가 계속 반복되면서 해결이 되지 않은가?
* 둘째, 사소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자주 화를 내거나 폭발하게 되는가?
* 셋째, 어떤 특정 문제에 대해서 말하기를 피하거나 선을 넘지 않으려고 누르고 있는가?
* 마지막으로 마음속에서 자신이 준 만큼 받고 있지 않는지 계산을 하고 있는가? 등이다.

이런 자문들을 통해서 궁극적인 원인을 발견했을 경우 문제의 궁극적인 해소는 그리 어렵지 않게 된다. 그러나 궁극적인 원인을 모르거나 알더라도 해소되지 않을 경우 사소한 문제는 계속 꼬리를 물고 일어나며 결국 관계를 크게 손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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